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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23학년도 입학식 축사 2023.03.03

2023년 2월 입학식사



자랑스러운 연세대학교의 신입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이 새로운 계절에, 우리 캠퍼스에도 봄을 닮은 여러분들이 새로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연세의 멋진 사계절을 만들어주실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삶에 펼쳐질 멋진 대학 생활을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을 갖고 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길었던 코로나 시기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다시 생동하며 새로이 봄을 꽃피울 대학 캠퍼스를 함께 기대하며 설레고 있습니다.


그동안 힘든 수험생활을 거치면서 각고의 노력과 성실함,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영광스러운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 자리는 여러분이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자리입니다. 또한 여러분들이 잊지 않아야 할 분들이 있습니다. 이 자리가 있기까지 밤낮으로 여러분의 곁에서, 많은 것을 인내하시며, 여러분들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여러분을 돌봐 주시고 가르쳐주신 모든 분께도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이 입학식은 우리 대학교의 지난 세기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매우 뜻깊고 중요한 행사입니다. 언더우드 선교사와 알렌 박사가 지금으로부터 백 년도 훨씬 전에 세운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연세대학교는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기를 밝혀주는 환한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그 후 한국사회의 다사다난한 역사와 함께하며 수많은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지금 우리나라뿐 아니라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사학의 자리에 우뚝 서 있습니다. 이들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오늘 입학하는 여러분들이 열어나갈 연세의 새로운 역사는 이들 선배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찬란한 것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연세의 미래가 될 신입생 여러분!


연세대학교 학생이 된 여러분들은 이제 무엇보다도 성실하고 정직한 자세로 대학 생활과 학문 활동에 참여하며, 이 과정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방법들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기반으로, 여러 문제를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1년간 여러분들은 연세의 자랑인 Residential College 교육을 받게 됩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협력하는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서로 다른 견해와 지식을 접하며 지식의 광대한 유니버스를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설계하는 방식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들도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지적인 성숙함과 공감 능력, 배려라는 미래사회의 경쟁력을 체득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연세의 교육방식은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4차 산업 혁명의 대전환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혁명 중에서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여겨지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술의 빠른 발전은 우리의 교육 패러다임 전체를 새로운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대학사회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AI 기술과 같은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더 창조적인 결과를 창출하는 ‘Al 리터러시’가 절실하게 필요한 세상이 된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다룰 수 있는 실질적 능력과 함께, 이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도 필요합니다. 인간은 인공지능과는 어떻게 다른지 혹은 어떻게 유사한지, 인간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우리 스스로에게 되묻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결국 모든 기술은 인간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이 이루는 공동체를 위한 덕목인 공감과 배려 그리고 협업과 상호 이해의 자세 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미래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연세대학교 신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연세의 일원입니다. 학생이었던 윤동주 시인이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하며 일제의 탄압 속에서 우리의 글과 문학을 지켜낸 이곳 연세 동산은, 이후 학생신문인 <연세춘추>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순수 한글표기로 된 기사를 실현한 역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연세의 학생으로 꽃피울 수 있는 새로운 역사는 무궁무진합니다. 윤동주 시인은 <봄>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까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이제 봄이 고운 냇물처럼 흘러들어와 아름다운 꽃들로 피어납니다. 바로 오늘 연세동산에 오신 여러분이 우리 연세의 봄입니다. 연세 캠퍼스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여러분과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2023년 2월 28일

총장 서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