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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23년 신년사 2023.01.02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2023년, 희망찬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 한해에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 그리고 주님의 은총이 항상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동양력으로 보면 올해 ‘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의 해인데 토끼는 만물의 성장과 번창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서양력으로 새해 첫날을 관장하는 로마의 신은 ‘야누스(Janus)’입니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야누스는 “유일하게 자기 등을 볼 수 있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대한 과거를 갖는 우리의 미래가 토끼의 상징처럼 성장과 번창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작년은 모든 연세인의 역량을 결집해 많은 성과를 이룩한 해였습니다. 같이 축하하고 감사할만한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각종 대학평가에서는 새로운 기록을 계속 세웠습니다. 가장 공신력이 있는 세계대학평가기관인 QS 평가에서는 세계 73위, THE 평가에서는 세계 78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모두 아시아 종합사립대학 1위의 성과입니다. THE 10개 학문분야별 평가에서 우리 대학교는 경제.경영, 의료.보건, 사회과학, 심리학의 4개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여 국내에서 1위가 가장 많은 대학이 되었습니다. 국내기관의 대학평가에서는 2년 연속 사립대학 중 1위, 종합 2위를 차지했고 1위와의 격차는 불과 종이 한 장 차이로 좁혀졌습니다. 이는 모두 코로나 19의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비전을 공유하고 비전 달성을 위해 헌신하신 모든 연세 구성원의 진실된 노력으로 이룩한 눈부신 성취입니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을 때, 연세는 고등교육의 매체혁명과 지식나눔을 선도하기 위해 국내 대학 최초의 온라인 교육플랫폼인 런어스를 시작하여 작년에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탈경계, 초연결 시대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런어스는 1년 만에 2만 3천여 명의 개인 회원과 4,000여 개의 고품질 교육 동영상을 확보하였습니다. 회장교인 우리 대학교를 중심으로 전국 22개 대학이 참여하는 ‘온라인 공동강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총 30여 개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금년에 참여대학의 수를 50여개로 늘리고 해외 대학으로까지 공동강의를 확대하면 런어스는 EdX, Coursera 등과 견줄만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대학의 사명은 교육, 연구, 사회봉사에 있고 그 중요성에 경중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연구, 교육, 사회봉사 세 축의 기초는 역시 연구입니다. 연구자에 대한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대폭 확대한 결과 최근 3년간 FWCI가 종전에 비해 20% 이상 획기적으로 증가되었으며 연구비 수주액도 연간 5,000억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IBM과 2024년 상반기에 127 큐빗 용량의 양자컴퓨터를 들여오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양자컴퓨터를 보유하는 국가가 되는데 그 양자컴퓨터가 바로 우리 국제캠퍼스에 설치될 것입니다. 무궁무진한 응용 가능성을 가진 양자컴퓨팅을 이용한 연구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연세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이것은 연세의 연구경쟁력을 증진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작년에도 의료원은 연구와 임상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보람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전 세계 병원 2만여 곳의 연합체인 국제병원연맹(IHF)은 세브란스병원을 세계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했습니다. 올해 가동될 세브란스의 중입자치료는 암 정복을 향한 획기적인 전기로 기록될 것입니다. 에비슨 연구동 옆에 24,000평 규모의 의과대학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정하였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의과대학 신축기획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10여 년을 끌어오던 의과대학의 숙원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입니다. 치과대학의 공간 부족 문제는 학교 전체의 통합마스터플랜에 반영되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작년 말 국제캠퍼스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의 착공식을 했습니다. 총 800병상 규모로 2026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학교는 송도세브란스병원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인천시와 긴밀한 협상을 지속하고 재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각도로 강구할 것입니다. 국제캠퍼스에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랩허브사업이 확정되어 기존의 K-NIBRT, 백신 실용화 센터 등 바이오 관련 사업에 추가됨으로써 국제캠퍼스는 명실상부한 산.학.연.병이 어우러지는 바이오 클러스터가 될 토대를 탄탄하게 갖추게 되었습니다.


미래캠퍼스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5년간 500억 원 규모의 대형융합연구사업을 수주했다는 낭보가 있었습니다. 미래캠퍼스의 연구진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탄소 중립성, 치매의 융합적 치료 등 연구 분야에 역량을 결집시켜 이룩한 값진 결과입니다. 영화, 뮤지컬, 실용음악 등, 대중예술의 콘텐츠 교육, 기획, 제작, 경영을 담당하는 ‘연세예술원’을 설립한 것도 미래캠퍼스의 새로운 도약이었습니다. 작년에 설립된 연세예술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중예술 창작클러스터로서 미래 예술산업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모금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연세대학교 총동문회와 의기투합하여 ‘연세대학교 발전위원회’가 발족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인력 및 연구인프라에 대한 투자, 교육 컨텐츠와 교육 매체의 혁신 선도, 그리고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문제 해결 등을 3대 핵심 과제로 삼고, 위대한 연세를 향한 담대한 도전을 선언했습니다. 네 분의 발전위원장을 포함한 50여분의 발전위원들께서 작년 한 해에만 6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약정해 주셨습니다. 비전을 공유하며 종전과 전혀 다른 모금의 내용과 방식으로 모두의 뜻을 모아 이룩한 위대한 결과입니다.


세계대학 평가에서 순위가 급상승하는 등 작년에 많은 성과를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는 과거 상당 기간 지속된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시킨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담대한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담대한 도전의 목표는 세계 초일류 대학입니다. 무엇이 초일류 대학인지 판단하는 여러 지표가 있습니다만 세계대학 평가순위로 말한다면 세계 30위권 이내의 대학입니다. 이 목표가 달성 가능하겠습니까? 연세 구성원 모두가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잠재력을 결집시킨다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이룰 수 있는 목표이며, 또한 반드시 이루어야만 할 목표입니다. 물론 이 목표는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과감한 투자를 효율적으로 해야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동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2023년은 연세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담대한 도전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우선은 연세의 연구역량을 총결집시키는 Project-Y를 시작하겠습니다. 교내외 탁월한 융합연구를 총괄하는 총장 직속 연구원인 ‘프로젝트-Y 연구원 (IPY, Institute for Project-Y)’를 만들고 연구원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당분간은 총장이 연구원장이 되어 연세의 모든 행정, 재정 능력을 총동원하겠습니다.


IPY는 탁월성이 전제되는 모든 형태의 융합연구를 지원하는 엄브렐러 기관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의학, 생명과학과 공학], [AI, Big data, 사회과학과 인문학], 양자컴퓨팅을 매개로 하는 모든 가능한 융합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융합연구를 지원할 것입니다. 융합연구 프로젝트별로 IPY 산하의 센터가 설립되고 연구가 끝나면 다른 센터와 경쟁하여 센터의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형태로 운영되며 획기적인 재정지원은 대부분 모금을 통해 조달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IPY를 담을 수 있는 최소 20,000평 이상의 연구공간을 마련하고 연구지원정책을 실효성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교한 평가시스템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에서 “수페르 아스트라(Super Astra)”라는 새로운 시대의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수페르 아스트라”는 “별보다 더 높이”란 뜻입니다. 희망찬 2023년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 연세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담대한 도전의 목표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내일은 없다>는 시에서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 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라고 했습니다. 오늘이 내일입니다, 세계 초일류 대학을 향한 담대한 도전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 당장 시작되어야 합니다. 별보다 더 높은 곳에서 찬란하게 빛날 연세의 미래를 꿈꾸며, 올 한해에도 주님의 인도하심이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출애굽기 13: 21-22)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1일

연세대학교 총장 서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