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에 있어 우리가 보고 싶은 북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마주해야 합니다.”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 전 미 국방장관이 우리 대학교를 방문해 북핵문제와 관련한 견해를 피력했다.
통일연구원(원장 서정민)은 지난 11월 14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을 초청해 백양누리 지하 1층 그랜드볼룸에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이인호 KBS 이사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 공로명 동아시아재단 이사, 문정인 명예교수 등 국방․외교 관련 주요 인사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윌리엄 페리 박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동아시아의 미래’에 관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국 19대 국방장관(1994~1997)을 지낸 윌리엄 페리 박사는 대북 포용정책의 일환인 ‘페리 프로세스’를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2013년에는 핵무기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핵 위협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비영리단체 ‘William J. Perry 프로젝트’를 창설했으며, 2015년에는 북핵 문제 등 핵 위협 관리 역할을 기술한 회고록 『핵 벼랑에서의 나의 여정(My Journey at the Nuclear Brink)』을 출간한 바 있다. 현재는 스탠포드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강연에서 그는 “아무리 제재를 많이 해도 북한은 핵개발을 강행했다.”며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북핵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북한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이해한 뒤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위기를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본 강연은 통일연구원과 태평양세기연구소가 연례 협력 프로그램으로 개설한 ‘윌리엄 페리 강연 시리즈(William J. Perry Lecture Series)’의 첫 번째 행사로 이뤄졌다. 두 기관은 앞으로 공직에서 활동한 학계, 경제계 등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공직에 대한 경험과 헌신에 관한 견해를 나눌 계획이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특히 이번 행사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이에 따른 긴장과 위협이 점증하고 있는 이 시기에 한반도에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고, 동아시아의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며 “페리 박사의 솔직한 회고는 한반도의 지정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