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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우리 학교 이런 학과] 성찰을 통해 경계를 넘어서는 시선을 배우다, 문화인류학과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4-04-26

성찰을 통해 경계를 넘어서는 시선을 배우다

현장에서 탐구하는 인간의 삶과 문화, 문화인류학과 

 


인류학은 인간과 문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류학은 세계의 여러 문화를 비교연구하는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 인간의 진화와 생물학적 측면을 다루는 ‘생물인류학(biological anthropology)', 문화유적을 다루는 ‘고고학(archeology)’, 의사소통의 맥락을 다루는 ‘언어인류학(linguistic anthropology)’ 등 네 개의 세부 분야로 나뉜다. 


이 중에서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문화인류학은 문화적 감수성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파악하고 이론화해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학제적인 성격이 두드러진다. 


우리 대학교는 2008년, 사회과학대학 내에 문화인류학과를 설립했다. 문과대학과 사회과학대학에 포함된 대부분의 학과들은 학과명을 보는 순간 대략 어떠한 학문을 다루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 문화인류학과는 다소 모호하다. 문화의 개념을 범주화하고 정의하기도 어려운 일인데, 인간과 문화를 학문으로 탐구한다니 과연 무엇을 배우고 익히며 지식을 고도화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짐작만 할 뿐 자세히 알지 못했던 문화인류학과. 연세인들의 궁금증 해결을 위해 김현미, 서보경 교수가 함께 자리했다.




Q. 문화인류학과 창립 멤버이신데요, 학과를 설립하게 된 배경을 들려주세요.

(김현미) 사실 인류학과가 개설돼 있는 국내 대학이 그리 많지 않아요. 우리 대학교에는 2008년 3월, 문화인류학과가 설립됐지요. 당시 조한혜정 교수님과 제가 사회학과 소속이었는데, 2000년대 초 새롭게 일어나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globalization)라든가 가족과 국가 등 전통적인 공동체의 역할이 축소되고 개인화 과정이 확대되는 등 과거 산업자본주의 시대와 확연히 다른 사회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이론들을 적용하는 게 적절치 않고, 현장중심적이고 경험중심적인 교육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어요. 변화하는 삶의 조건들을 포착하고 깊이 있게 그 맥락과 인간 행위자들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이론이나 어떤 관점으로 설명해 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현장 연구를 수행하고 체험해 해석하는 훈련을 받게 하고 싶었습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해서 3년 뒤, 문화인류학과가 사회학과에서 분리됐습니다. 



Q. 문화인류학은 인류학의 한 갈래인데요, 인류학의 학문 분야를 소개해 주세요.

(김현미) 원래 인류학이 식민지 제국 시대의 산물이잖아요. 영국이나 미국, 독일 등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화 과정에서 자신들이 접촉하는 타자의 문화를 이해해야 된다는 필요성에서 시작되다 보니 생물학적으로 인간을 보는 진화론적 관점, 인간이 만든 유물과 유적을 보고 당시의 생활양식을 파악하는 고고학적 관점, 언어라는 상징을 통해서 특정 사회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언어학적 관점,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제도들 간의 연결성을 통해 특수한 역사적 맥락 안에서 구성된 문화를 연구하는 문화적 관점 등으로 발달이 된 것이지요.



Q. 문화인류학이 기존의 다른 학문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현미) 최근의 학문 경향이 학문 간의 경계를 넘어서 다양한 분과에서 사고하는 방식을 익히고 각기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가령 생물학을 배워서 생물학적 관점을 가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마땅히 생물학적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영역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생각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요. 문화인류학에서 강조하는 비교적인 관점, 상호 유연성, 창의적인 사고 같은 것들이 특정 분과의 전문 지식만을 가진 사람을 기르는 것보다는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더 많은 강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문화인류학은 기존에 견고하게 형성돼 있던 식민주의 관점, 남성중심적인 관점, 제1세계 관점, 백인중심적인 관점, 인종주의적 관점들을 지식 체계 안에서 내부의 성찰을 통해 계속 반박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보더 크로싱(border crossing)이 인류학의 핵심적인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요. 어떤 경계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이분법을 만들기도 하고, 백인과 흑인이라는 인종주의를 만들기도 하고, 서구와 비서구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위계적인 이분법을 만들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이제 더 이상 작용하지 않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여러 가지 형태로 계속 경계를 넘고 다른 관점에서 봐야만 문제의 해법이 나올 수 있기도 해요. 문화인류학과는 그런 훈련을 하게 해주는 학과입니다.


인류학 자체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잖아요. 그러니까 인간이 어떻게 현재의 호모 사피엔스로 지구상에 와 있는가를 보려면, 인간이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환경과 문제에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어요. 인간의 적응 능력은 동질성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성과 그 차이들을 소화해내고 의미있는 실천을 구성해내는 능력에 달린 것이거든요. 그래서 인류학은 동질주의와 보편성을 가장해 맥락을 살펴보지 않는 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한국 사회에 문화인류학적 시선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요?

(김현미) 그동안 한국 사회는 전쟁이나 경제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단일 민족 중심주의가 자리잡고 있었고, 냉전 체제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이분법적 사고도 강하게 남아 있어요. 젠더 관점도 굉장히 고정돼 있고요. 조금 더 복잡한 방식으로 사유하고 타자의 관점 또는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죠.


처음 인류학 역사의 시작은 제국의 학문이었지만 내부에서 이뤄진 끊임없는 갈등과 반박, 내부 성찰을 통하여 오히려 다양성이라든가 경계 넘기 또는 이분법적 사고의 지향 등을 주장해 왔기 때문에 이런 훈련을 받은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언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어요. 실제로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고요.



Q. 문화인류학은 내부 성찰을 통한 다양한 시선을 갖게 하는 학문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시선을 문화인류학 전공 학생뿐만 아니라 더 많은 학생들이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서보경) 우리 학과 수업에는 타과 학생들이 굉장히 많아요. 워낙 문화인류학과 전공 학생 수가 많지 않기도 하지만, 다른 과 학생들이 부전공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우리 대학교 문화인류학과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현미) 우리 과의 굉장히 중요한 특징은 인류학적 지식의 방법론이나 통찰, 연구 결과가 아카데미아(academia) 내부에서만 유통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카데미아 바깥에서 실질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만들어낸 학술 연구의 결과물이 일반 대중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지식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자 힘쓴다는 점이에요. Action Oriented Research를 통해 구체적인 문제 해결을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해서 문화적 이해를 증진합니다. 또 사회 정의를 중요하게 여겨 다수의 교수들이 시민사회와 관계를 맺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NGO나 전문가 그룹과 함께 협동 연구도 많이 하고 있고요. 전반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지향이 다른 학교 인류학과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Q. 특히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김현미) 처음에 과를 만들  때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맞는 인류학을 하겠다는 게 목표였거든요. 글로벌한 보더 크로싱의 문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빈곤, 난민과 이민자, 젠더, 소수자 정체성 등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어 왔어요.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문화산업과 한류에 대한 연구, 문화 비평, 과학기술, 생태학, 동물권 등의 분야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과에서는 주변적인 주제로 여겨지는 것이 오히려 문화인류학과에서는 중심 주제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죠. 서보경 선생님의 경우에는 생물학과 문화인류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합적 성격의 의료인문학을 연구하고 있고요. 



Q. 의료인류학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와 탐구가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서보경) 의료인류학은 80년대 영미권 중심으로 사회문화인류학의 하위 분과처럼 조직화되기 시작했는데 근 30년간 인류학에서 가장 빠른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이룬 분야이기도 해요. 사실 의료인문학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종 감염병이나 재출현 감염병의 유행 등의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의료의 문제는 단순히 생리학적 발전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각 사회와 문화에서 질병과 건강을 어떻게 다르게 경험하고 있는지, 가장 적절한 형태의 의료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이해가 필요한지 등의 연구 수요가 커지게 되면서 인류학 내에서 매우 중요한 학문 분과로 자리하게 됐고,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흔히 개발도상국이라고 지칭하는, 복지국가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국가들이 어떻게 전 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하는지, 공공병원을 만들어 무상에 가까운 의료를 제공하는지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미약하다고 평가되는 나라들이 어떻게 그런 의료 체계를 만드는 건지가 매우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해요.




Q. 진행하고 있으신 의료인류학 연구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겠어요?

(서보경) 한국 HIV 유행의 역사와 HIV에 감염된 사람들이 어떤 낙인을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지금 진행 중인 연구는 독일 폭스바겐재단의 지원으로 한국과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4개국의 인류학자들이 모여서 공동 연구를 하고 있어요. 


폭스바겐재단은 일반 과학부터 사회과학,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는 가장 큰 규모의 연구재단 중 하나인데, 독특한 연구규정이 있어요. 바로 반드시 각기 다른 경제 수준의 나라들이 함께 공동 연구를 해야 되는 것이에요. 강대국이 기존에 해왔던 연구 방식, 그리고 그들이 약소국에게 도움을 준다는 관점에서의 연구로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앞서 언급한 공동 연구의 경우 한국과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4개 나라가 각자의 위치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코로나19와 이동성 제한이라는 조치를 이행했는지, 어떤 점이 적절했고 어떤 과오가 있었는지 연구하고 있는데요. 포스트 식민주의를 극복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추진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입니다. 비교의 대조점으로 삼지 않는 나라들이 모여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인 경험을 어떻게 복구하고 감염병 대응 대비를 마련할지, 어떤 인류학적인 지식과 통찰이 필요한지를 4년간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각 국가들에서의 현지조사는 어떤 주제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서보경) 한국의 격리 정책은 사람들을 다 집에 머물라고 한 것인데요, 한국의 도시 주거 시설이 어떤 점에서 가능하고 또 어떤 점에서 불가능한 것인지, 청년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원룸촌 등을 연구하면서 아주 협소한 주거 공간에서 장기간 자가격리를 한다는 것이 어떠한 경험인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도시 공간의 변화에 대해 참여 관찰도 하면서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연구하고 있고요. 또한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주로 담당하였던 병원들을 방문하여 당시 대응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등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는 주별로 굉장히 다른 정책을 펼쳤어요. 유럽에서는 필수 노동자라고 여겨지는 사람들 중에 운수 노동자가 포함되어 있어요. 커다란 트럭에 식료품이나 중요한 걸 운반해야 되는 사람들이 운수 노동자들이 주별로 다른 경계를 넘어 독일로 들어가야 되는데 각 주마다 방역 정책이 다른 거예요. 그래서 당시에 필수 노동자였던 운수 노동자들이 국내에서의 국경 넘기를 어떻게 경험했는지를 지금의 운수 노동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대규모 무허가 주거지가 굉장히 많아요. 대표적인 슬럼 지역들이 도시 내부에 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슬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아무도 밖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제한 정책을 펼쳤던 거예요. 열악한 주거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감염병 관리라는 명목하에 아예 밖에 나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지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현지조사는 당시 제한 정책이 가능했던 점은 무엇이었고, 불가능했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현지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콩고팀은 지역에서 에볼라 연구를 오래해 온 폴연구소에서 현지 조사를 수행하고 있어요. 이 팀은 르완다-콩고 국경을 연구하는데, 이 국경을 넘어야만 식료품도 이동이 되기 때문에 국경 이동을 업으로 삼는 소규모 상인들이 많아요. 그 사람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가에 국경 이동 여부를 어떤 방식으로 요구했고, 관리 정책을 변화시켰는지를 조사하고,  당시 국경 폐쇄 경험이 현재  소상공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Q. 사례로 들려주신 현지조사는 장기간 진행돼야 하는 연구 같은데요, 학부생들도 이런 류의 현지조사 경험을 할 기회가 있나요? 학생들의 현지조사는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지 소개해 주세요.

(서보경) 물론입니다. 우리 학과에서는 현장 연구를 매우 중요시 여겨요. ‘문화기술지’라는 수업에서 한 학기 내내 현지조사를 진행합니다. 특정 시간과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문화를 깊이 이해해서 기술해 보는 훈련을 하죠. 학생들은 스스로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팀으로 깊이 있게 연구해서 최종적으로 문화기술지를 작성하는 것까지 경험하고 있어요.


또 1년에 한 차례, 3박 4일 동안 학과 전체가 특정 마을이나 특정 도시로 현지조사를 갑니다. 학생들이 조직한 필드워크 추진위원회에서 어떤 주제를 선택해서 연구할지 결정하고, 교수들은 약간의 조언을 해줍니다. 필드워크를 진행하기에 적절한가 정도만 판단해 주고 대부분의 모든 계획과 진행을 학생들 스스로 하고 있어요. 가장 최근에 진행한 현지조사는 파주에서 이뤄졌어요. 파주 기지촌 폐쇄에 대한 논쟁, 출판 단지의 생성 배경, 국경지대에 있는 평화마을 등 여러 가지의 주제를 정해서 필드워크를 진행했고, 수집한 데이터나 자원들을 다시 해석하고 분류해서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를 쓰는 과정을 2~3개월 동안 계속합니다.


(김현미) 작성된 에스노그라피를 가지고 발표회를 하고, 교수들은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줍니다. 문화인류학은 방법론적으로 인간을 다루는 학문이잖아요. 인류학은 다른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라 그 사람들의 호의와 초대가 없으면 연구가 불가능해요. 우리가 연구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얘기를 해주느냐,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느냐, 어떤 방식으로 교류했는지에 따라 지식의 퀄리티도 달라지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방법론적으로 윤리적인 형태의 지침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대상으로 삼지 말아라. 인간과 인간 간의 연구이지 인간과 대상 간의 연구가 아니다. 이런 것들이 중요해요. 윤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많이 주니까 학생들이 그것을 필독을 하는 과정에서 성숙해진다고 할까요. 타자의 관점에 대한 수용과, 연구 방식, 또 연구 결과를 누구와 공유하고, 어떻게 내가 연구한 현상과 사람들의 삶의 세계를 재현할 것인가 등의 윤리적 감각에 대해서 많이 배우기 때문에 학문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성숙함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다른 사람과 응대하는 방법, 편견을 갖고 전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방법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지키게 되죠.





Q. 어떤 학생들이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면 좋을까요?

(김현미) 문화인류학은 품과 폭이 넓은 학문이에요. ‘나는 문과인가 이과인가?’ 이런 걸 고민하지 않고 세상의 많은 종류의 지식과 경험을 어떻게 하면 좀 다르게, 풍부하게 경험해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인간들과 삶을 연구하다 보면 결국 자꾸만 질문이 스스로에게 돌아와요. 상호성찰성 같은 것이죠. 시대적 변화 속에서 지역과 국가, 세계를 넘나들며 발생하는 문화 현상들을 깊이 연구하고 현실 문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의미와 희열을 느낄 수 있는 학생이라면 최고의 선택이 될 거예요.


(서보경) 우리 학과에서는 문화상대주의와 비교문화의 관점을 통해 총체적 삶의 양식으로서 문화를 연구하고, 다양한 영역의 문화 현장에 들어가 문화를 깊게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배울 수 있어요. 나아가 의료, 보건, 빈곤, 개발, 도시재생, 이주, 난민 등 현실의 사회 문제에 개입하는 응용 능력과 새로운 문화를 기획하는 창의성을 키우게 됩니다. 학생들은 국내외 여러 현장에서 현지조사와 인턴십을 수행하며 문화 분석가와 기획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미) 문화인류학과 졸업생들은 주로 기업, 언론, 학계 등에 진출하거나 영화감독이나 작가처럼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국제기구나 국내외 NGO에 진출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에 종사하기도 하고요. 타자의 관점으로 인간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아요. 문화적 감수성과 방법론을 훈련한 문화인류학과 졸업생들은 ‘문화적 관점’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해외지역 전문가, 문화 기획자, 문화 생산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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