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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하늘과바람과별과시] 십자가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7-07-07

십자가

 

 

윤동주 시인 육필 원고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vol.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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